막연하게 한 번은 떠나야지, 가보긴 해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시코쿠였다.
무언가 확실한 예정을 가졌던 것도, 또 그렇다고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게, 2023년에 다녀왔던 경로를 보면 시코쿠만 텅 비어 있었으니까.
사실 그렇게 많은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거의 충동 여행이라고 해도 될 수준이었으니.
가장 큰 건 일단 일본에 가서 (혼자든 단체로든) 뭐라도 하고 오고 싶었고,
경현치를 올리고 싶었으며, 노리츠부시를 조금이라도 더 채우고 싶었다.
실제로 호쿠리쿠 본선 제3섹터화와 네무로 본선 구간 폐선 이후에,
노리츠부시 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점이 이런 심리를 더 가속했다.
원래대로라면 12월 말경에 친구들과 함께 일본으로 떠날 계획이 있었지만,
일정 상의 이유로 불발되고 혼자서라도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2025년으로 해가 바뀌고 채 사흘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 때부터 급하게 시간표 책을 열어서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부터 생각해야 했다.
내 목표는 어찌 되었건 무로토미사키와 요도선, 시모나다의 일몰을 전부 보는 것이었고,
이용 가능한 교통편은 한정되어 있었으며, 그나마 합리적인 패스는 유효기간이 매우 짧았기 때문이다.
유효기간 | 가격 | 그린샤 여부 | |
시코쿠 그린 기행 | 4일 | 23,000 | O |
시코쿠 프리 패스 | 3/4/5/7일 | 12,000 / 15,000 17,000 / 20,000 |
X |
버스데이 킷푸 | 3일 | 12,000 (자유석) 15,000 (그린샤) |
X O |
프리 킷푸를 쓰기에는 지정석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출퇴근 시간대에 이동이 있어)
기간 측면에서는 그린 기행이 적절했지만 다른 패스의 거의 2배 가격을 받는다는 것이 흠이었다.
결과론적으로는 어떻게 해서든 일정을 3일 내로 집약하여 움직이던가,
그린샤를 포기하고 자유석을 찾아 돌아다니는 선택을 해야 했다.
그렇지만 고작 3,000엔의 차이로 그린샤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2700계의 그린샤 좌석은 N700계의 그것을 유용하였으니 우수한 편에 속하니까!)
결국 어떻게 해서든 사흘 내로 전 시코쿠를 일주하는 코스를 구성해야 했는데,
그것도 주말에만 운행하는 아사해안철도의 DMV와 일 4왕복의 요도선 전 구간을 포함하고,
시모나다의 일출 시간까지 맞추면서 (가능한 한) 토사 쿠로시오 철도까지 전 노선 탑승해야 했다.
애초부터 기존의 방식(개시 전일 입국, 유효기간 말일 출국)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항공권을 여유롭게 잡아 토요일 입국, 목요일 출국의 5박 6일 일정으로 계획했다.
이동 일정 계획에서는 패스를 쓰지 못하고 이동하는 것도 감안하고 패스를 선택하기도 했다.
이번 여행을 하며 가졌던 목표가 예산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큰 비중의 지출인 항공권의 경우 어떻게 해서든 가격을 줄여야 했다. 그 결과 일 2왕복이고 비교적 선택하기 용이한 TAK는 포기하게 되었고, MYJ는 운항사인 7C/JJA의 이슈로 선택할 수 없었기에 남은 선택지가 TKS 한 곳밖에 없었다.
TKS는 주 3회(화/목/토) 운항에 12시 도착/13시 출발이라는 매우 불리한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싼 가격때문에 선택하였고,
다음 편에 작성하겠지만 이게 예상치도 못한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되었다. 물론 TKS가 아니었다면 2박 3일 일정으로 시코쿠 일주는 꿈조차 꾸지 못했으며 세금 포함 왕복 16.4만원이라는 가격도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은 자명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선택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결국 이틀간 머리를 짜내고 짜내어 일정을 작성한 결과 아래와 같은 계획표를 작성할 수 있었고,
(솔직하게 말하면 고작 이틀만에 이런 일정을 구상해 낸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이러한 계획표를 만들게 된 이유와 이렇게 짜게 된 목적, 여행 계획 구성의 전반적 과정은 다음 편에 기록하려고 한다.
'紀行記録 > 2025.01 日本四国' 카테고리의 다른 글
<#3> 여행 세부 계획, 숙박 정하기 (0) | 2025.02.26 |
---|---|
<#2> 이동계획과 일정의 수립 (0) | 2025.02.21 |